공수처 관련 단상 (공수처 설치의 불합리성에 대해) 정치잡글

공수처를 연내 설치한다고 한다.

일단 언론 플레이 및 민주당 당론이나 문씨 발언상으로는 '검찰 때리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은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집단이다. 삼권분립이라는 것이 있는 이상,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라고 할 지라도 마음대로 못하는 것도 그렇고, 부처 내에서 가장 엘리트 집단인 부분도 그렇다. 
비리가 많다고 말이 많은데, 검찰 자체가 가진 권력에 비하면 비리가 많은 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권력 대비로 보면 정치권 비리가 백만배는 심할거다.

이런 상황에서, 문씨 정부가 공수처를 이용해 검찰 때리기를 했다가는 정권 후반, 혹은 다음 정권에 120% 역풍을 맞는다. 정권은 5년마다 바뀌지만, 검찰은 아니다. 정권의 바람은 지나가는 것이지만, 검찰의 권력은 남아서 살아있는 현실권력이기 때문이다. 
매번 검찰을 건드려보다가 역풍 맞는 정권들이 나오는 이유도 이거다. 초반 지지율 믿고 깝치다 4~6년 뒤 죽을 정도로 털리는거다.


사실... 이번 문씨 정부의 공수처 설치에서 걱정되는 부분은 검찰 따위가 아니다. 아마 문씨, 정확히는 국회의원 집단(입법부)의 타겟은 사법부(검찰)이 아니라 정치권(입법부)의 말을 잘 듣지 않는 행정부 국/실장급 고위공무원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입법부(국회의원)든 VIP(청)이든 지나가는 바람같은 권력이다. 5년, 길어야 10년이다. 그나마도 당내 당권 경쟁에서 밀리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행정부 내 고위직 공무원은 나무이자, 바위다. 특히 5급 공채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고위직 공무원을 25년 이상 하는 경우도 많다.

그 때문에, 행정부 내 고위직 공무원들은 생각외로 바람(국회의원, 청와대)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어느정도 립 서비스를 하거나, 의전활동을 하거나 하는 부분에서는 철저할지라도, 어느정도 비리가 연루되거나, 공무원 자신의 몸 보신에 영향을 주거나, (청렴한 경우) 비합리적이고, 말이 되지 않는 지시라면 VIP(청)라인의 장관이 직접 지시하는 명령을 5급 사무관이 개무시하는 경우도 불사한다. 이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장관도 지나가는 권력이오 바람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장관 말 한번 무시해도 장관한테 욕처먹고 최대한 징계 먹어봐야 저런건은 장관이나 지시자도 뒤가 구리기 때문에 별거 없다.
(사실 이런 것 때문에 장관과 차관이 서로 욕지거리하면서 쌈질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차관은 보통 부처 공무원 출신이라서...)

과거 정권들에서도 실장 국장급 공무원이 청와대나 국회의원 라인을 통한 (비합리적이거나 비리성이 있는) 장관의 직접명령을 사무관/서기관급이나, 실장이나 국장이 (비합리성과 문제성, 자기 몸 보신 때문에) 거부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 당장 내가 본 사례도 생각보다 많아서... 국회의원의 공약이나, 국회의원이 지역 유지에게 한 약속이나, 친분 등에 기반한 개발 부동산에 대한 건이나, VIP 라인으로 진행하는 건이네 하는 투자 건수, 국회의원 라인의 입찰, VIP 라인의 사업단급 R&D 밀어주기, 도의원, 시의원들 끼리 입찰건 밀어주기 등을 아작내는게 보통 이런 행정부 중/고위직 공무원들이다.(건은 엄청 커보이는데 의외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담당이 보통 사무관/서기관이거든... 실장이나 국장이 최대한 받아주는거고...)

개인적으로 걱정하는 부분은 공수처를 국회의원이나 VIP(청)가 실장, 국장급 공무원을 길들이고 털어먹기 위한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치인보다야 훨씬 나은 편이라지만, 고위 공무원이면 (진짜 청렴하지 않은 이상) 뒤가 구린게 한두개씩은 있다. 국회의원이나 VIP(청)이 고위직 공무원 길들이기로 이 공수처를 적극 이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문씨 정권이 자꾸 공수처를 이야기하는데...  검찰개혁 하려면 그냥 검찰에 대한 감사권한을 회계감사 뿐 아니라 일반 감사까지 가능하게 감사원 감사 권한을 강화하면 됩다. 지금도 이미 검찰에 대한 회계감사는 감사원이 하고 있다. 여기 권한 추가만 하면 감사원에서 단독으로 검찰만을 감사할 수 있게 된다. 굳이 공수처를 만들어서 검찰 감사에 국회 입김이 들어가게 할 이유가 없다.


이번 공수처는 입법부+정당이 점차 검찰과 같이 엘리트화되어가고, 말 안들기 시작하는 행정부 고위 공무원을 자기 맘대로 짓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이 측면에서 공수처는 올해 내 국회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여/야당 모두 (정당, 입법부가) 원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행정부 공무원들이 의해 국회의원이니 VIP(청)라인의 말도 안되는 압력이나 지시사항, 비합리적 사안들을 개무시하거나 아작내는 사안을 많이 본 입장에서, 공수처 뿐 아니라 공무원에 대한 인사고과제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측면이 있다. 행정부 공무원이 인사고과제에 묶이면, 윗사람 말에 복종밖에 못하게 된다. 현재 행정부 공무원들은 의외로 자신의 몸보신을 위해 비합리적이거나 불법적인 지시는 무시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렇게 해도 피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인사고과제가 들어오면 이 체계가 아작난다. 

공무원이 비리 많은 것도 많고, 몸보신 따지는 것도 많은데... 그렇다고 해도 공수처 설치는 시기상조 정도가 아니라 비합리적이라고 본다. 
현재도 입법부/사법부 등에 매우 독립적이고, 막강한 권한을 가졌으며, 나름 청렴하고, 능력이 있는 감사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검찰만 감사하는 완벽하게 독립된 수사기관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입법부와 VIP(청)의 입김이 들어가는 공수처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가? 

덧글

  • 산마로 2017/07/18 19:16 # 삭제 답글

    이유는 잘 아시면서... 이미 쓰셨듯이 결국 설치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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